그물코에서 키우는 개 만부 옆에는 늘 패랭이라는 작은 개가 있어요.
가만 보면 패랭이는 하루 종일 생협 정원을 떠나는 일 없이 이곳을 지켜요.
생협의 태건씨가 구워주는 유기농 빵을 좋아하고,
들에 있는 도꼬마리를 좋아하는지 도깨비 열매들을 늘 털에 달고 다녀요.
묶여 있는 만부에게 가끔의 ..
아름다웠던 들판이 가을 추수로 이제는 빈 논들이 되었다.
아침마다 흔들리는 갈대들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.
작은 개 패랭이에게는 집 한 채가 생겼고,
사무실 빈 컵에 남은 커피를 핥으러 온 작은 쥐 한 마리를 다시 자연으로 보내주었다.
한 마지가 논에 벼베기와 타..
홍성으로 이사 온 후 내 삶의 가장 큰 변화를 말하라고 한다면 하루의 대부분을 시골에서 보낸다는 점이다. 이사를 왔어도 주거의 형태가 아파트이긴 하지만 출근길에 나무와 들과 산을 볼 수 있고, 내가 아끼는 두 마리 개 패랭이와 만부에게도 늘 인사를 건네며 살고 있는 것으로 나는 지금 족한 삶..
고 서현수 샘
선생님,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.
가시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해 속상하고, 꽃다운 나이에 세상과 작별한 선생님이 너무나 원망스러워요.
뒤늦게 오마이뉴스에서 샘의 별세소식과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저는 비명을 질렀습니다.
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선생님의 환한 얼굴을 보았고, ..
"패랭아~"
아주 나즈막히 불러도 어디선가 내 목소리를 듣고 패랭이는 내옆에 쪼르르 달려와 꼬리를 흔들고 있다.
촐싹맞게달려왔다고 티 내지 않고, 나 여기 있어, 하고 나와 눈을 마주친다.
늘 조용하고 얌전한 패랭이를 까언니는 '애잔하다'로 표현하고 했었다.
애잔하다. 몸시 가냘프고 약한 존재, ..
한달쯤 되었을까?
이웃 마을의 주민이 캐나다로 장기간 이사로 키우던 개 한 마리를 생협 정원에 두고 갔었다.
키워줄 이가 나타나면 데려가 키우라는 말 한 마디가들은 전부였다.
그물코에서 키우는 개 '만부' 옆에 여우처럼 생긴 개 한 마리.
생협 정원이 이러다 개판이 되는건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..
6월 말에 홍성으로 이사를 하고 올해 여름은 아주 바쁘게 살았다.
수원에 살 때는 뜸했던 친구들과 가족들이 우리집을 찾았고
주말이면 나도 손님들을 치르느라 아주 바삐 지냈다.
안면도의 바다를 마실 가듯 다니며
어느덧 이곳의 자연과 풍경과 그리고 바람에 익숙해져 간다.
부지런히 틈틈히 이곳..
6.26 금
내일이면 내가 19년동안 살아온 이 작은 아파트를 떠나게 된다.
19년의 세월을 기억하기에 나의 기억력은 너무 짧다.
막상 이곳을 떠나려 하니 이 집이 묻는다.
왜 떠나는냐고.
딱히 대답이 떠오르지 않고 어느 죽은 시인의 시만 맴도네.
빈집
-기형도
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
잘 있거라 짧았던 밤..